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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 더닝 크루거 효과라는 말이 있다.
조금 아는 사람이 신념을 가지는게 제일 무섭다는 말을 아주 멋있게 해놓은 것 ^^



더닝 크루거 효과

: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지만,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




사건의 발단

2022년 10월 정말 좋은 기회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참여하게 되었는데, 사실 이게 처음부터 이상했다.

나중에는 '온 우주가 사이드 프로젝트 하라고 밀어주는 건가....' 하고 쓸데없는 생각까지 했음.(ㅎ)


이때 나는 본사에서 라오스 해외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고 사수님이 꼭!! 같이!! 해외 출장 데려간다고 하셨는데..

결국 철썩같이 믿고 있던 해외 출장을 못 가게 되었다.

그리고 슬픈 마음에 충동적으로 유료 사이드 프로젝트를 신청하게 된다.(물론 될거라는 근자감은 있었다.ㅎ)


앱 개발을 항상 하고싶었어서 자바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써보지도 않은 언어 kotlin으로 선택하고, 회사에서 javascript로 프론트만 거의 하고 있던 터라 이참에 진정한 백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어서(ㅋㅋ) 백엔드로 신청하게 된다.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도 너무~ 없었는지~ 배우면서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너무 믿어버린 것 ㅎㅎ.

(나중에 내가 진짜 이렇게 신청했다고?! 하며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omg)

 

 


결과는 탈락!

ㅋㅋ..내심 기대했던 터라 탈락했다는 사실이 조금 슬펐는데

들어보니까 원래 이런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프로젝트는 경쟁률이 은근 높다고 해서 다음에 또 신청해봐야징~ 하고 그냥 넘겼더랬다.


그러다가 갑자기 며칠 지나고 주말에 불참자가 발생해서 인원 충원이 필요한데 참석할 건지 연락이 온거다...?
신청할 때랑 달리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무서웠다. 하지만 나는 노빠꾸 킵고잉이지. 😎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랭이가.

 


나는 일잘러도 좋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잘 맞는지도 중요한 사람인데

다행히 같이 참석했던 백엔드 개발자님이 개발에 열정도 있고 (역시 프로 갓생러들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법이지..), 모나지도 않은 분이셔서 무난하게 개발할 수 있었다.

또 사용할 스택이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던 거라 수월하게 기본 세팅을 구축해 주셨다.

 

아아.. 이게 문제가 될 줄은 나중에 알았지만.....

 

 

정말 너무너무 너무 고마웠고, 솔직히 지금 와서도 초반부터 프로젝트가 잘 굴러갔던건 다른 개발자님들이 모두 열정적으로 잘 해주셔서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kotlin 언어에 대한 장벽뿐만 아니라, spring boot-jpa 도 처음 써봐서 여기서 익숙해지는 거에 애를 먹었다.

그래서 나는 서버 세팅이나 인프라 구축 쪽은 신경을 못쓰고 기능 구현하는 코드 짜는 데만 급급했고, 이것도 굉장히 열심히 하는 거라고 혼자 으쓱했다. (절대 아니었음.)



~절망의 계곡을 허우적~

서버 구축해 준 팀원분이 사정이 있어 프로젝트를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버가 내려갔다. (왜 하필이면 이제와서?!ㅠㅠ)
사실 처음엔 그래! 신이 내게 준 기회다. 나한테 서버를 한번 구축해보라는 기회를 주신거야! 하고 신나기도 했다.

but..

다시 정상화하는 게 서버 세팅을 처음부터는 한 번도 안 해본 나에게 쉽지 않을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 ㅎ
다행히도 도커를 공부하고 있을 때라 구동하는 법 자체를 모르는건 아니여서 어찌저찌 내려간 디비 서버 컨테이너를 다시 올려서 모든 게 정상화된 줄 알았다.
프로젝트 전반적인 구성을 몰랐으니까....

그 뒤로 안되는 사항들을 하나씩 복구해가고, 결국은 수동으로 배포까지 성공했는데(만세!🥳) 이게 무려 2주나 걸렸다.
솔직히 개발 잘하는 사람들한테는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초심자여도 개발 머리 좋은 사람들은 뚝딱-뚝딱 금방 할 거 같다..)
나는 뭘 배울 때 모르는 게 있으면 일단 넘어가는 게 안돼서 처음에 시간이 좀 걸리는 타입이라, 당장 문제를 복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한테 독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두 번째로 절망의 계곡에 빠지게 된다.

처음엔 2021-04 개발 학원 세미 프로젝트
두 번째는 2023-02 사이드 프로젝트

모두 새로 배운 걸 처음 접목해서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하는 프로젝트.

이미지 검색하다가 2021-04 버전을 찾았다.ㅋㅋㅋ 이때도 만만치 않았나보다..

배울 때는 내가 어디가, 얼마나 부족한 지 모른다.
그리고 배우는 순간에는 다 아는거 같은 착각이 든다.. 마치 지식을 쇼핑해서 내 머릿속에 다 들어와있는 거 같은 착각

회사 다니면서 개발하는 거에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단기간에 output을 내려다보니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점점 체력이 부쳤다.


사실 닥친 문제들을 해결 못할 거라는 의심은 없었다.(또또 근자감^^) 그런데 사람들 사이에서 중재하는 역할을 하면서 감정 소모가 심했고, 점점 릴리즈 데드라인도 다가오니 더 미치겠는 거다.

생각해 보면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서 자존감이 많이 내려간 거 같다.

빨리 해결해서 힘들어하는 다른 팀원들을 안심시켜주고 싶었으니까.😢


이렇게 두 번의 좌절을 맛보고 나니 더닝 크루거 곡선을 새로 그려주고 싶다. 이렇게 ㅋㅋㅋ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들을 계속해서 배워나갈 텐데 그때마다 모든 문제들을 순탄하게 해결할 수 있진 않겠지! 근데 이렇게 구불구불 곡선을 그려놓으니 오히려 더 마음이 편안해진다.

언젠가 다시 올라오면 된다.

그 시간을 점점 단축하는게 이제 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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